>> "이전의 포스팅"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m(__)m


부모와 자식, 그 “사이”가 있음을 알다.
또 다른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평범해 보였습니다.
부모님께 학비를 받고, 약간의 생활비를 받는 평범함.
하지만 친구와 친구의 어머님은 저희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친구의 어머님은 예전에 골동품을 좋아하셨다고 하십니다.
골동품을 좋아해서, 골동품을 쫒아다니고 가게를 열었다고 하십니다.
친구의 어머님은 요즘은 꽃꽃이를 즐겨 하신다고 하십니다.
그 실력이 평판이어서 강습도 하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친구는 대학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대학에 들어와 봤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하고싶은걸 하라고 하셨고, 대학을 위해 재수하면서 학원비를 받았답니다.
유달리 동물을 좋아하던 친구의 형님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 홋카이도의 대학엘 갔고,
공부보단 요리가 좋던 친구 여동생은 학교를 관두고, 교토에서 일하여 요리수련중이랍니다.

“하고 싶은대로 하고, 부모가 필요할 땐 말해라.”

친구의 어머님께서는 좋아하는걸 즐기시기에 집에 안 계실 떄도 많으셨다 합니다.
좋아하는걸 하고, 또 좋아하는걸 하도록 하고...필요로 할 때만 책임을 지는 부모관계.
이렇게 이야기하면 굉장히 차갑고, 살벌한 집이 떠오를 수 도 있습니다만, 아닙니다.

예전에 친구서넛과 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을 때, “마침” 친구 어머님께서 집에 계셨습니다.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들 친구들을 “구경”하셨습니다.
그렇게 계시다가 약속이 있으셨다면서 나가셨고, 저희는 놀다가 왔습니다. 평범했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행복하셨을까?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선 뭘 좋아하시더라?”
“취미생활은 뭘 하고 계셨더라?”

돌이켜 보면 저희 어머니께서는 자식만을 쫒으셨던 것 같습니다.
항상 동생과 저를 위해 시간을 쓰셨고, 일을 하셨으며, 신경을 쓰셨습니다.
그러한 관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께서는 행복하셨을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지 못 하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해드릴 수 있었던 지금까진 행복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 기대에 부응해 드릴 수 있을 것인가? 그걸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붙어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모와 자식사이”에는 “사이”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나의 행복과 부모님의 행복이 언제나 함께할 수 도 있지만, 아니할 수 도 있습니다.[각주:1]
바라는 것이 다를수도 있겠구나. 요 근래엔 더더욱 자주 드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의식하기 시작한 기대감에 눌리다.
나의 기대, 부모님의 기대를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식이, 내가 부모님의 “행복”의 전부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솔직히 너무나 무거운게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제 한몸의 행복을 찾는데 급급한 평범한 인간인데 말이죠.

부모님이 기대하시는 “자식”과 내가 바라는 “내”가 다른걸 느끼면서
그러한 중압감, 아니 죄책감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무게감은 심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저는 한번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이 부분이 제일 고민스러운 부분이며 핵심이겠지요.
부모님은 여전히 자식들에게 잘 해주시지만, 그게 더 무거운 나날.

“일단은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 자신이 혼자 설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합니다.
아마 지금보다 더 부족함을 즐길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를 포기할 줄 아는 인간이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온전히 “저”의 행복만을 쫒기에는 받아온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모님의 기대”, “나의 기대” 그 사이를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그저 그렇게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지만, 사실 어렵습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그런 과제입니다.

“부모님이 좀 더 자유로워 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부족하고 철이 없었기에 얽매여서 사셨던거 같아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그리고 더 죄송하지만 조금 더 “스스로를 즐기시면” 제 마음이 조금 가벼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제가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만큼 멀쩡하게서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가 어머니께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부모, 자식간에 서로 행복한 관계가 제일 좋은거 아닐까요?”
어머니께서 저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어떤게 행복한 관계인데?”
제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적어도 서로 부담이 되지 않는 관계가 좋은거 아닌가요?”

“넌 엄마가 잘 안 되면 연락도 하지 말아야겠구나?”
제 말이 어머니께는 그렇게 들렸나봅니다.
그쯔음 해서 제가 차에서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섭섭함을 한가득 담으신채 가셨고,
저는 묵직한 가슴으로 차에서 내려 이렇게 글을 끄적입니다.
세상일 정말 쉬운 것 하나도 없고, 전 너무도 미숙해서 답답합니다.

...웃으면 행복해지는 것을 알지만, 그 단순한 선택이 이리도 어렵내요.


>> 별것 아닌 이야기로 너무 길어진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m(__)m (꾸덕!)

  1. 드라마에서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연애나 결혼에 한정된 일도 아닙니다. (ㅡ_ㅡ);;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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