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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쫒겨다니는 우리들
...

일본에서 이래저래 3년을 생활하니 이제는 식사속도 마저도 무엇에 쫒기 듯 빨라져서,

작년 여름 친구와 태국에 여행을 가서는 이유도 없이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밀려드는 감정에 씁쓸히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언제나 자신의 리듬을 지키려고 하지만, 조금만 일상이 쫒아오면 금새 잊어버리곤 한다.


주말에 대한 기대...

그렇게 항상 쫒겨다니는 우리들이기에 일주일에 하루, 이틀 쉴 수 있는 날들이 소중하다.

최근에는 비교적 여유있게 생활하고는 있지만, 나에게도 역시 주말이란 특별하다.

주말이 다가오면 이유도 없이 설레고, 기쁘며, 이것저것 상상하곤 한다. 그리고...

...때때로 그러한 기대들이 지나쳐 이번엔 주말일과에 쫒기는 발견하고 망연해 하곤 한다.


주말에는 천천히 걸어보자.

인간이 인간임을 보이는 큰 특징들 중 하나가 이족보행이라고 배운 기억이 난다.

걷는 행위는 호흡만큼이나 우리에겐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걷고 또 걸으며, 사실 그 행위를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이 걷는 동물이라면, 걸어보자.

목적과 목적지를 위한 무의식적인 이동을 되풀이 하자는게 아니다.

한발을 내딪고, 다음 한발을 내딪고, 내 발바닥이 지면을 밀고, 또 밀리는게 걸음이다.


나도 모르게 빨라지려는 걸음을 붙잡고, 한발한발 그 과정을 되풀이 해보자.

그렇게 걷고 있으면, 목적 이외의 어딘가로 밀려났던 나를 둘러싼 것들이 돌아온다.


팽이처럼 돌기만 하는 세상...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와 세상은 돌고 있는 팽이일지도 모른다.

이 커다란 팽이는 멈추면 쓰러지며, 반대방향으로 돌는 일은 좀처럼 없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저도 모르게 팽이가 되고, 그러하기를 요구당한다.


어렸을 적에 가지고 놀던 팽이를 떠올려 보자.

팽이가 빨리 돌면 돌수록, 팽이를 지탱하는 심은 마모되고

빨리 도는 팽이는 좋은 팽이지만, 심이 닳아 빨리 쓰러지곤 했다.

심 잃은 팽이처럼, 우리도 세상속에서 心을 잃고 쓰러지는건 아닐까?


주말에는 천천히 걸어보자.

그러니 천천히 걸어보자. 최소한 주말에 만큼은 천천히 걸어보자.

꼭 한적하고 자연이 풍부한 산책로를 찾아가야 할 필요조차 없다.

아키하바라의 혼란스런 대로, 이케부쿠로의 복잡스런 번화가도 좋다.

걸어야 하는 길에 마음을 묶는 일 없이 편한대로 기분대로 걸어보자.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세상을 도는 나에서, 나를 도는 세상이 된다.

평소에는 의미를 갖지 못하고 스쳐지나던 주변 많은 것들이 가까이 다가온다.

평소에는 내가 갈 길위에 서있을 뿐이었던 짜증스런 타인이 사람으로서 다가온다.

평소에는 피곤하고 길게만 느껴졌던 길들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와 편하기 지나간다.


가끔은 주말에는 천천히 걸어보자.

겨우 그 정도의 노력으로 잠시나마 일탈을 꿈꿀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 2005.05.20 by 요시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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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되는 길 앞에서...

금요일, 월요일 연가를 내고 짧은 연휴가 생겼습니다.

한달 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서울에서의 일과를 앞에 합니다.

즐거워야 할 여행길을 앞에 두었건만 그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너무 많은 기대와 그를 따르는 일정이 저도 모르게 저를 눌렀던게지요.


예전 프리챌에 남겼던 잡다한 기억들을 돌아보았습니다.

그 와중에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글이 있어서 옳겨봤습니다 ^-^);;


서울에 가서 해야할 일을 정했습니다.

1. 압구정동에 가서 팥빙수를 먹을 것입니다.

2.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3.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것입니다.


딱 이 세가지 목표만 둘러매고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다려오려고 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으로 짊어매는 짐이 가장 무섭습니다. // by 요시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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