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드라마 식객은 이미 죽었다...
다시 드라마 식객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방영전부터 침 넘어가는 요리들로 사람들을 낚은 식객.
초반부터 이어지는 요리대결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정신줄을 살짝 놓게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해도 식후인 밤10시 임에도 불구하고 침삼키다 익사할 뻔했습니다. ㅋㅋ;;;
하지만 후계자경합에서 성찬이 운암정을 뛰쳐나가고 야채장수로 전업.
그 순간부터 사실 요리드라마로서의 식객은 노란불이었나 봅니다.
불안했지만 소고기 경합이 시작되면서 기우였노라 기뻐했거늘...
...소고기경합이 끝난 직후부터 식객의 주인공은 야식라면입니다. =_=);;;
그 이외에 주인공으로서 제대로 등장하는 요리가...없습니다.
요리를 해야할 성찬은 혼자 돌아다니면서 라면만 끓이고 있습니다.
식객은 그동안 쌓아둔 요리사의 캐릭터성을 갉아먹고 연명하고 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희미해져가는 캐릭터들이 그를 위한 희생양들입니다...(...)
건너편에 아무것도 없는 다리의 존재가치...
여기 건너편에 아무것도 없는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도 건너지 않습니다.
처음 생겼을 적엔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으러 오던 이들도...
...다리가 낡고 여느다리와 비슷해지자 발길을 돌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는 다리모양의 예술품이라도 만들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결말.
요리드라마 식객 또한 이런 결말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습니다.
절망이란 이름의 마침표를 찍은 식객 18회 방송분...
간만에 식객에 요리가 등장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세계미식가협회의 만찬에 등장할 요리들이 그것이었죠.
잔뜩 기대하며 끝나기 직전까지 지루함을 억눌렀지만...절망했습니다.
...위대하신 오봉주 수령께서 깨달으시자 어머나 여기 벌써 요리가~ !...(...)
이 드라마에서 요리란 존재가 일개 조연캐릭의 과거사 보다 가벼울 수 있나요.
저보단 위대하고, 똑똑하실 작가분께선 뭘 생각하고 계신걸까요....__)...(...)
미천하고, 무식하며, 게으르기까지한 저는 도무지 이해 할수가 없습니다.
떡은 떡집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그리고...
사랑이야기는 연예드라마에, 공포이야기는 공포드라마에...
안 그래도 연예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넘치는 우리나라입니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시청자가 식객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요?
...더 웃긴건 진짜 제대로 된 연예물이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판입니다.
식객이 초반에 요리하면서 쌓아놓은 알량한 캐릭터성만 뜯어먹어도
충분히 종결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_=)...(...)
지금의 당신들은 그것이면 충분히 만족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0년, 20년만 있으면 외국의 양질의 드라마에 익숙한 세대들이 옵니다.
그 때가서 이짓으로 밥먹고 살려면 슬슬 체력을 길러놔야 할텐데 말이죠.
이런식으로 원작이 확실한 작품, 공부 좀 해서 확실히 하나 해놓으면 안 되나요?
배우, 스탭들 다 열심히 잘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극본과 그를 허용하는 감독이 문제군요.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움을 뛰어넘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매콤한 짜장면이 맛있다고 고추장과 된장으로 짜장면을 만드셨군요!
식객의 현재 모양새를 식객답게 요리에 비유해서 표현을 해보았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고추장, 된장도 아니라 생크림을 넣은 짜장이란 느낌.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