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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5일, 岡崎律子(오카자키 리츠코)님이 돌아가신지 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란 것은 참으로 오묘한 것이어서, '아직'이라는 느낌과 '벌써'라는 느낌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2001년 겨울, 처음으로 집을 떠나 마음붙일 곳 없던 낮선환경 속에서 허락받았던 '작은 우연'

2002년, 2003년, 2004년...그렇게 점점 마음깊은 곳에 다가오다가 오카자키님의 죽음과 마주했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했던 2005년의 5월 5일은 마냥 우울한 마음속에 오카자키님의 음악과 함께하였고,

2006년의 5월 5일은 급변하는 환경의 변화속에서 오카자키님의 음악만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하는 2007년의 5월 5일...

 

운이 좋았던건지 오카자키님을 뵙고 그 목소리를 듣고 아주 짧지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2002년의 어느날, 오카자키님에 대한 흥미가 가득하던 그때 오카자키님의 미니콘서트가 있었고

대학생씩이나 되어서 불성실하다고 할 수 있지만 수업도 포기하고 미니콘서트를 들으러 갔었더라죠.

누구보다 빨리, 그리고 누구보다 확실히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시작하기 3시간 전부터 이벤트장 근처를

어슬렁어슬렁 댔었던 그 날, 그 시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면...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그렇게 길고 짧은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갈 수 있었던 이벤트회장.

설마 간단한 미니콘서트에 그리 많은 사람이 몰려올 줄 몰랐던 것일까요.

사람이 너무도 많아 이벤트회장에 사람이 다 들어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를 수습하기 위해서 주최측의 안내원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오카자키님의 입장...

 

곧 삐져나온 사람들은 정리되고 시작되려나 보다...빨리와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소란스러움을 지켜보던 있을 때, 그런 상황을 지켜보시던 오카자키님께서는

주최측의 사람들과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시더니 음향기기를 위해 비워진 자리를 가리키시며

 

'여기에도 자리 많이 남아있으니까 더 안쪽으로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셨고 결국은 스피커의 바로 앞자리, 심지어는 오카자키님이 앉으실 피아노 근처까지

사람이 들어서고 나서야 밖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이벤트 회장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콘서트는 솔직히 스피커 앞에 앉은 사람들에 가려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고,

삐뚤삐뚤 낑낑거리면서 앉은 사람들 때문에 분명히 뽀대도 나지 않았었지만...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팬사인회 시간.

오카자키님 앞에 서서 전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이 콘서트를 위해서 한국에서 왔습니다. 여기하고 여기 사인 좀 해주세요!'

 

원칙상 1인1장이었지만 오카자키님은 흔쾌히 2장을 허락해주셨고

그 때 받았던 오카자키님의 싸인이 들어간 CD는 제 보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 너무나 그 콘서트에 함께하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던 형님께 갔지요.

 

이번 5월 5일에는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저와 함께 오카자키님을 담기 시작하고, 담아왔고, 또 담아갈 형님과 함께했습니다.

 

4년전에 주어졌던 그 시간에 오카자키님께 당신의 음악은 최고라고, 평생 함께하겠노라고

그런 중요한 말을 왜 전하지 못했나하는 후회, 안타까움을 함께 이야기 하고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오카자키님의 음악들을 들으며 오카자키님을 이야기 하고, 그 음악을 이야기 하였으며,

그 음악과 쭈욱 함께하였던 지난 3년의 시간을, 앞으로 함께할 시간들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2007년의 5월 5일을 지내고, 떠나보냈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올 내년 5월 5일을 향해서...



오카자키님과 함께 해왔던 시간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고
그속에서 많은 실패와 갈등, 그리고 후회와 마주쳤지만 오카자키님과
함께였기에 그 후회들을 용서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앞으로도 함께 합니다.

  1. 가필드 2007.05.07 16:32

    블로그에서 고인을 추모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군요...
    싱숭생숭하시겠지만 음악으로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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