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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식이란 무엇일까요?

어떠한 상황을 앞에 했을 때, 그 상황에 의해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는 감정.

그 정도가 심할 때 피해의식 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그 피해의식의 형태가 잘 나타내는 옛날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어느마을에 짚신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두분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화창하게 맑게 개인 날입니다.

한 할머니는 우산을 파는 아들의 우산이 안 팔릴거라 불평을,

다른 할머니는 짚신을 파는 아들의 짚신이 잘 팔릴거라 웃으십니다.


주륵주륵 비가 오는 날입니다.

한 할머니는 짚신을 파는 아들의 짚신이 안 팔릴거라 불평을,

다른 할머니는 우산을 파는 아들의 우산이 잘 팔릴거라 웃으십니다.


그렇게 항상 불평불만인 할머니와, 항상 웃고 즐거우신 할머니 두분이 계셨습니다.

같은 조건의 두 할머니지만 두 할머니의 삶의 모습, 만족도는 극과 극으로 나뉘였습니다.


피해의식의 저변에는 어떠한 생각들이 존재할까요?

당연히 나에게 왔어야 했던 것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혹은 불만.

당연한 기대치가 너무도 높을 때, 사람들은 쉽게 불만을 느끼곤 합니다.


어제 병원에 갔다 오면서 있었던 일들입니다.


병가를 내고 아침에 일어나서 병원에 갔습니다.

화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병원은 대기인원이 3~4명 정도로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기브스를 하고 X레이 촬영도 끝내고 결과만 듣기로 예정이 되있었기에,

몇분 지나지 않아 진료를 받았고 5분 정도 주의사항만 듣고 진찰이 끝났습니다.

주사를 맞으려고 주사실로 들어갔을 때 밖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파 죽겠는데 사람 이렇게 기다리게 해도 되는거야! 순서까지 바꿔가면서!


제 이야기인가 봅니다. 간호원이 설명을 하는 소리가 들리고,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당연히 자신이 먼저 들어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과 상반되는 현실에 대한 불만.

순서를 새치기 당했다는 피해의식은 단 5분의 기다림을 끔직한 불쾌함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약을 사선 집에 가려고 택시에 올라탔습니다.

언제나 처럼 택시에 올라타면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택시기사분이 돌려주신 건, 인사가 아닌 가끔씩 들리는 껌소리 뿐입니다.

무시당했단 생각에 매우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내내 불쾌한 마음뿐입니다.

도착해서 계산을 하고 내릴 때 기사분께서 뭐라고 말을 하십니다.


...그런데 말을 참 힘들게, 부정확하게 하십니다.


말씀을 하시는데 불편함이 있으신 분이셨나 봅니다.

인사를 받는 것을 당연하다 생각하고, 그 기대가 충족이 안 됬을 때의 불만.

그게 아니란걸 알고 나서의 그 머쓱함과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오갈 곳을 모릅니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껏 참 많은 것들을 당연하다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과연 당연했던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당연함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낮춰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인사를 못 받았다는데 불만을 느끼는 마음.

날씨가 좋을 때, 사진찍으러 갈 수 없는 평일임에 불평, 불만을 갖는 마음.

비가 오는 날, 몸도 찌뿌둥하고 밖에 돌아다니기 찝찝하다고 투덜대는 마음.


그런 마음 대신에...


인사를 받았음을 기뻐할 수 있는 마음.

날씨가 좋을 땐 점심시간에 산책하기 좋고 마음이 편한 날씨를 즐거워 하는 마음.

비가 오는 날엔 퇴근 후 집에서 음악이 기분좋게 들리는 시간을 즐거워 하는 마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현실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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