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을 기념하여 살짝 맛이 가신 우리 인터넷 회선님.

마음만 같아서야 당장와서 고치라고 싶지만 공휴일이라

당직근무자 한명밖에 없다고 하여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기다렸다. (띄엄띄엄 인터넷이 됬으니 가능했음)

 

 민원인들의 전화를 상대로 한 처절한 배틀로얄의 끝에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고 그로기 상태로 씩씩대고 있을 때.

휴대폰이 울렸다. 그리고…혈압으로 죽을뻔 했다 ㅡㅡ);;

 

“여보세요?”(하나의 문제가 해결됬다 내심 반기며)

“아, 여기 하나로기삽니다. 현재 댁에 와있는데요.”

“아, 그래서 뭐가 문제였습니까?”(끝나고 전화한 줄 알았음)

“아, 그게말이죠. 일단 회선에 들어오는 신호에는 문제가 없는거 같습니다.”

“아, 그래요? 그러면 모뎀이 문제였나 보죠?”(내심 의심하고 있었다)

“아니요, 모뎀도 불 다 제대로 들어와서 괜찮은거 같은데요?”

 <중략 모뎀의 불만으로 오작동 여부를 판단함이 불가능함에 대핸 나의 역설>

“아니, 그래서 자세한걸 알아보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는데요….”

“켜세요.”(웬일로 기특하게 양해를 구하는 줄 알았다)

“컴퓨터가 경고음이 울리면서 안 켜집니다.”

“아, 그거 CPU팬 속도가 느리단 경고니까 F1누르면 그냥 진행된다고 나와있을텐데요?”

 (CPU팬이 작동하기 시작하는게 늦어서 언제나 나오고 무시하고 넘어가던 부분이었다)

“…F1을 눌러도 안 되는데요.”

“부팅화면이 안 뜬다는 건가요? CMOS까지는 뜬단말이죠?”(예상밖의 사태에 상당히 당황)

“모니터가 안 들어오는데요.”

“아, 혹시 전원을 안 켜신거 아닌가요? 꺼놓고 왔는데요.”(정상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中)

“모니터 전원은 켰는데요. 경고음이 그래픽카드가 안 꽂혀있을 때 나는거랑 비슷했는데….”

“그건 원래 그렇구요. 혹시, 코드가 뽑혀있는지 확인해 주시겠습니까?”(정상임을 확신中)

“꽂혀있는데요. 제대로 꽂혀있습니다.”

“…진짜 다 꽂혀있어요? 아침에 제가 켰을 때만해도 정상이었는데요?”(쪼까 흔들리기 시작)

“전원 버튼이 어디에 있습니까?”

“제일 오른쪽에 있는게 전원버튼 입니다. 제대로 누르셨어요?”(잘못 누른거겠지 찐따야!)

“전원도 잘 꽂혀있고, 몇 번을 다시 눌러봐도 안 되는데요….”

“그, 그러면 본체는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모니터가 안 된단 말씀이시죠?”(자신 없어졌음)

“모니터가 안 나와서 본체가 움직이는지 어떤지도 모르겠는데요?”

“아니, 전면부에 LED 깜빡이는거라든지, 작동음 들어보면 알잖습니까?”(너 바보냐!)

“불빛은 잘 안 보이고…하드디스크 작동음도 안 들리는데요.”

“…컴퓨터는 켜셨죠?…”(컴이 박살났을 가능성에서 회피하기 위한 몸부림)

“저도 모니터랑 컴퓨터 전원 버튼은 잘 알고 있습니다.”(기분 나쁘단 듯이)

 

 결국 데탑은 포기(…)하고 옆에 노트북으로 해보라고 했더니만

노트북으로 좀 해보다 일본어라서 모르겠다면서 데탑 모니터나

고쳐놓고 다시 연락하라면서 전화번호 메모하라고 하던….

 

 퇴근시간까지 1시간여 남짓 남았을 무렵의 일입니다. 그 뒤로야

말할 필요도 없이 고장이 난 듯한 컴의 고장원인에 대한 가설들과

고장이 예상되는 부위와 그 수리일정과 예산에 대해서 고민고민고민….

 

 운동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방으로 들어오니 반겨주는 것은…

 

 이번 저소음화 대책 후 극단적으로 줄긴 했으나 확실히(!) 존재하는

컴퓨터 속 팬들이 돌아가는 소리였습니다. 본체는 멀쩡했구나, 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안 들어올 모니터의 전원버튼을 눌러보니

전원이 들어오는게 아니겠습니까…. 언제나와 같은 배경화면에 아이콘들….

 

“이 개XYZ! 모니터 전원도 못 켜는 새끼가 무슨 회선수리야 ㅆ새꺄!!”

 

에효…다시 전화나 해야….
  1. LVP 2007.06.08 04:19

    (담배)
    (녹차)
    (홍차)
    (술)


    뭐라고 표현해야 저들의 무능함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중;;;;;

  2. Favicon of https://carcinogen.co.kr BlogIcon Carcinogen 2007.06.08 11:03 신고

    대박이다.
    멋진걸?

    • 대박정도겠냐 ㅡㅡ);;
      오늘 수리 다시부르면서...아침에 모니터는 켜두고 출근했다.
      오늘도 모니터 못 켜서 왔다 그냥가면 미치니까.
      그런데...컴퓨터도 켜두고 왔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불안한...ㅠ_ㅠ);;

  3. Favicon of https://jjpuhaha.tistory.com BlogIcon 곰든벨 2007.06.09 23:40 신고

    참 고치기는 했냐??
    기사가 다 그렇지...
    이럴 때 일수록
    클레임을 제대로 해야지..

    • 클래임의 효율은 축적된 클래임 횟수에 비례하는 듯.
      예전에 걸어놓은 전적이 많아서 요즘은 설명도 줄고
      저쪽에서 알아서 하려고 노력을 하니 쾌적하게 클레임...(...)

      왔다가자 마자 또 문제가 일어나서 전화했더니만,
      오늘 받은 서비스 원인이랑은 다른 이유라고 사정하더라(?)
      랜카드쪽에 속도제한 약간 걸어 임시방편을 세우기는 했는데
      지금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전봇대를 뽑아서라도 고치게 할까 어쩔까 고민中.

  4. 가필드 2007.06.11 00:28

    돈내고 하시는거니 따질건 따지는 겁니다...
    좀 큰소리쳐야 애들이 기어다니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죠

    • 제가 사무실에서 당하는걸 교훈삼아 열심히 갈구고 있습니다 ^^);;
      그 시작으로 일단 전화하는 시간은 언제나 11시전후에 맞추고 있죠 ㅡ.ㅡ);;


      주변에 쪽수가 많은 낮에 전화하는 것보다 당하는 입장에서 압박감이 강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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